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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기자단] '함께 살아가는 사회'
20-10-09 19:54 6,567회 0건

함께 살아가는 사회

 

 해마다 찬반 논란이 뒤따랐던 성 소수자 행사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우려로 서울광장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 열렸습니다. 코로나의 기승으로 행사가 2차례 연기되었음에도, SNS,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활발한 소통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편견 없이 차별 없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국내 성 소수자 인권

 

 대한민국에서 성 소수자 인권이 주목을 받고, 성 소수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습니다.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성 소수자 인권의 현주소는 어디일까요? 한국 LGBTI 인권 현황에서 ILGA-Europe Rainbow Map의 기준에 따라 한국의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관련 제도의 여부를 분석하여 계량화한 <무지개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성 소수자 인권지수는 8.08%로 나타났습니다. 유럽 49개국 중 46위인 러시아(10.20%)보다 낮은 수준인데요. 이는 2018년에 비해 성 특징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 성전환자의 부모 신분 인정 등 평가 항목이 추가되고 기존 항목의 지수가 조정되었음에도, 한국의 경우 2013년 이래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관련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 대만 등 OECD 회원국 가운데에는 21개 국가가, OECD 회원국이 아닌 나라에서는 8개국이 동성혼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대비되게 대한민국 사회는 동성혼의 합법화는 물론이고 가족의 한 형태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꼭 동성혼 합법화만이 성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법제화는 성 소수자의 가족 구성권, 행복추구권 등 많은 기본권을 실질적으로보장한다고 할 수 있기에 의의를 지닙니다. 동성혼 합법화를 포함해서, 성 소수자들을 위한 법을 제정하는 것은 법 제정이라는 단순한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며,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수반하고 성 소수자들이 더욱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성 소수자를 위한 입법이 가지는 영향력에 관해 다룬 연구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줄리아 라이프칸 박사 등이 고교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동성애 결혼 합법화와 청소년 자살률의 관계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성애 합법화 조치 이후 전체 고교생의 자살 시도가 7%가 줄어들었고, 게이, 레즈비언이나 양성애 청소년의 자살 시도는 1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성적 소수자 학생들이 자신의 존재에 불안함과 회의를 느낄 때, 법적 보호 조치가 제시되면 스스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성 소수자 인권 현주소

 

 이하에서는 변희수 전 육군 하사 강제 전역, 숙명여대 입학 등록 포기, 코로나 19 이태원 발 집단 감염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성 소수자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 변희수 전 육군 하사 강제 전역

 

 군 복무 도중 성전환 수술을 했다가 강제 전역된 변희수(22) 전 육군 하사는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내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변 전 육군 하사의 행정소송은 자신에 대한 군의 강제 전역 지시에 대한 부당성의 주장이었는데요. 휴가 기간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변 전 하사는 계속 복무를 희망했으나, 군은 변 전 하사의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수술 직후 실시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고, 지난 1월 강제 전역을 결정한 바가 있습니다. 성전환자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소송 소장을 제출한 뒤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이들은 현행법상 현역 복무 중인 성전환자 군인이 군 복무를 중단해야 할 근거는 없다라며 위와 같은 처분의 부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UN)은 한국 정부에 국제인권법이 보장하는 성 정체성 차별금지를 침해한 행동이라고 지적한 서한을 보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지난 729"한국 육군이 변 하사의 남성 성기 제거를 신체적·정신적 장애의 근거가 된다고 고려했다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라며 성 다양성을 병리학으로 보는 것은 국제질병 분류와 배치된다고 판단했음을 밝혔습니다. 서한에 따르면 UN 측은 변 하사의 전역이 일할 권리와 성 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사항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숙명여대 입학 등록 포기

 

 A 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숙명여대 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다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A (22)는 논란 끝에 결국 입학 등록을 포기했습니다. A 씨 입학을 지지하는 응원의 목소리도 성 소수자 단체를 중심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나, A 씨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대학 내에서의 혐오는 결국 A 씨의 입학 등록 포기를 낳은 것입니다. A 씨는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되고, ‘반대를 당한다. 그렇게 나는 일상을 영위할 당연함마저 빼앗겼다라며 대한민국에서 성 소수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 코로나와 성 소수자 혐오

 

 위에 제시한 사례 외에도,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성 소수자 혐오의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태원에 있는 한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언론에서는 자극적인 프레임을 씌워 성 소수자 혐오성 기사들을 쏟아냈는데 이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성 소수자를 향한 맹목적 비난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국가와 타인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확진 검사를 받아야 함은 당위성을 가진다는 여론이 다수였지만, 당시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상에 공개되며 아우팅으로 이어진 사례는 역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의 성 소수자 인권증진을 위한 노력

 

 우리 사회에서는 성 소수자 인권증진을 향한 노력이 더디지만,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성 소수자를 위한 수많은 시민단체의 등장, 성 소수자 축제를 향한 사람들의 많은 관심,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입법시도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성 소수자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선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수반되는 관련 법안 개정 및 제정을 이루어내며 궁극적으로는 이들의 생존권,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 인권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의 변화가 그 힘을 잃지 않고 앞으로의 변화로 이어져 대한민국에서도 성 소수자들이 더욱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며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https://sogilaw.org/77 [SOGI법정책연구회 SOGILAW]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92916202582539?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유엔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은 국제인권법 위반“, 프레시안, 조성은 기자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81260?no=281260&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0DKU

동성 결혼 합법화가 청소년을 살린다’, 프레시안, 고승우 박사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848

코로나 19도 막을 수 없는 무지개 행진온라인 개최된 서울퀴어문화축제‘. 투데이 신문, 김태규 기자

 

https://www.nocutnews.co.kr/news/5420914

유엔 "성전환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은 국제인권법 위반", CBS 노컷 뉴스, 이은지 기자

 

https://ko.wikipedia.org/wiki/%EC%84%B1%EC%86%8C%EC%88%98%EC%9E%90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51871.html

집도 학교도발붙일 곳 없는 ‘10대 성소수자’‘, 한겨레, 강재구 기자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0402.html

신촌역 성소수자 차별반대광고, 한 사람이 6번 훼손했다‘, 한겨례, 채윤태 기자

 

https://www.upinews.kr/newsView/upi202002100056

안도 vs 인권가치 추락트랜스젠더 숙대 입학 포기 논란 지속‘, UPI 뉴스, 김지원 기자


*위 글은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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