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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민센터로 파견다녀왔어요~
20-05-07 15:28 5,398회 0건

지난 4월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과 관련해서 우리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이 동주민센터로 파견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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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직원들은 총 12명이 2-3일씩 나누어서 2주간 상도2동과 노량진2동을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이야기 후 생각해볼 것들에 대해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현장의 소리에 기고한 글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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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업무 지원이 끝날 무렵,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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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승찬 사회복지사(동작종합사회복지관) 

 

 

 

지난 48() 퇴근 무렵, 하나의 공문이 도착했고, 시끌벅적하였다.

서울시에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원하는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의 방문 신청(4/16부터 시작) 건과 관련해 서울시 내 98개 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 직원들의 일방적인 업무 파견(지원) 요청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서울시는 각 자치구에 파견 인력 규모와 지원 방식을 떠넘겼다. 또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장은 이와 관련하여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렇지만 동주민센터로 업무 파견이 된 직원들은 파견 후 어려움과 불만에 대해 SNS 사회복지 대나무숲 이라는 공간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였고, 일파만파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불만의 글도 함께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3일간 지역 내 동주민센터 파견을 다녀온 직원의 한 사람으로써, 일련의 과정들을 돌이켜보고 저의 생각을 적어보았다.

 

첫째,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은 서울시민의 어려움을 돕는 지원임은 분명하다. 현재의 코로나19는 국가적, 국민적 재난 위기 상황이나, 서울시 긴급생활비 지원정책은 소득을 기준으로 한 선별적 구조로 접근하다 보니 복지영역으로 한정, 축소하는 기현상을 낳게 되었다. 이로 인해 동주민센터에서는 행정중심의 지원구조가 아닌 복지중심의 제한적 체계로 흘러가게 되었다. 재난 긴급생활비는 과연 어떠한 성격의 지원금인지 고민해봐야 하겠다.

 

둘째, 서울시는 긴급생활비 지원업무를 복지영역으로 설정하고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업무를 처리하게 되었다.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업무 과부하 예상 상황에, 지역의 많은 주민들과 상담하고 만남을 지속해온 지역 내 복지관 인력들에게 협조 요청이 이루어졌고, 이 과정 속에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는 서울시 내 98개 복지관과 협의 없이 요청을 수락하였고, 지원 협조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게 되었다. 그 후 일방적 통보는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다.

 

셋째, 지역 요청 수락 과정에서 업무 지원의 방식에 있어 자발적 참여냐 아니면 수동적 동원이냐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어찌되었던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들도 우리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는 동료 사회복지사였기에 기꺼이 협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드리는 각 복지관별 온도차이가 있었다. 팀별로 1명씩 차출되어 파견된 직원, 그냥 의미 없이 업무협조에 동원된 직원, 또 전후 상황이 잘 설명된 상태에서 좋은 의미를 가지고 파견 나간 직원 등 이들의 온도 차이는 분명 커 보인다.

 

넷째, 동주민센터로 파견 나간 첫날 몰려오시는 주민들 때문이었는지, 동주민센터 공무원들은 어떠한 설명, 업무 배치, 상호 인사도 없이 바로 파견 나온 복지관 직원들에게 일을 맡기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상처 아닌 상처를 받거나 공무원과 복지관 직원 간에 갑을논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아마도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아등바등 하는 동안 행정직 공무원들이 함께 업무를 도와주고 협력하는 모습이 없어 더 화났을지 모르겠다.

 

다섯째, 지금도 여전히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를 신청하시기 위해 몰려오시고, 이로 인한 주민들은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화를 내신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 일하는 복지관 직원들 뿐만 아니라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은 하루 하루 야근에 지쳐간다. 인터넷 접수를 진행한 서류 역시 기존 시스템과 연동이 되지 않아 일일이 입력해야하는 상황이니 업무의 과중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과연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의 선별적 접근?

서울시의 무리한 요구?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의 긍정 수긍과 무리한 협조 요청?

자발적 참여와 수동적 동원? 행정직 공무원과 사회복지직 공무원?

우리는 과연 어떠한 마음으로 협조 요청에 임했을까? 등등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몇 가지 단어들이 떠올랐다. “존중”, “소통”, “협력

 

복지관에서 또 사회복지사로서 흔하게 말하고 지키고 왔던 위에 단어들이 지켜지지 않았고, 그래서 속상하고, 기분 상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울시에서 재난 긴급생활비를 선별적 접근이 아닌 보편적 접근으로 시도 했었으면,

서울시와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에서 논의 과정 중에 복지관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또 파견 나가기 전에 복지관과 직원들 간의 소통의 시간이 있었으며,

또 동주민센터 공무원들과 복지관 직원간의 존중하는 마음과 소통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또 복지관 직원들은 동주민센터와 협력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했으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회복지 대나무숲이라는 공간에 복지관에서 일하는 많은 사회복무요원들의 글이 올라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우리는 지역사회의 관계에서 갑을관계에 있어 을의 입장이라고 억울하다고만 한건 아닐까, 실제로 복지관에서 일할 때는 갑의 입장으로 우리의 동료들을 대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복지관에서 일을 하면서 우리의 업무를 도와주는 사회복무요원들, 환경미화 선생님, 운전기사님 등 다양한 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정말로 이분들은 존중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는 대상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지 깊은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는 이와 비슷한 많은 일들과 만날 것이다.

서울시에서 진행한 <서울시 긴급생활비 지원>과 또 많은 정책들에 있어서, 지역 내 복지관들과 협력적인 관계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분명히 알리고, 서로 협력해야 할 부분은 협력해야한다. 만약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면, 우리는 함께 연대해서 바꾸어나갈 필요가 있겠다.

이는 우리 기관이 속해있는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가 주도적으로 복지관들과 함께 진행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회복지사 개인, 또는 집단이 사회복지사의 인권이 저해되는 상황에 처했을 때는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 들이 사회복지관협회, 사회복지사협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한 인간, 복지관 직원, 또 한명의 사회복지사로써, 우리가 함께 일하는 우리의 동료들, 우리가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는 주민들,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일하고 있는 많은 협력 기관들을 존중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가지고 협력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생각해보고 성찰해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업무지원이 끝날 무렵,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존재하였지만, 앞으로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게 반성하고 성찰하고, 또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우리가 할 몫은 기꺼이 즐겁게 임하고, 우리가 함께 연대할 부분은 연대해서 세상을 바꾸는데 힘쓰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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